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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마지막 날, 헌책방에 들러... 

 
책을 샀습니다. 올해는 헌책방을 많이 다녔습니다. 신촌, 동교동 일대에 있는 헌책방을 특히 자주 갔습니다. 오늘 갔던 정은서점, 새로생긴 도토리 책방, 공씨책방, 숨어있는 책, 북오프 그리고 한국외대 옆에 있는 신고서점에 갔었네요. 아! 이대앞의 유빈이네 책방도 처음 가봤습니다. 한 번 누군가의 손을 거쳐 다시 책장으로 나온 책들은 대형 서점에 있는 그것들과 느낌이 다릅니다. 가끔 저자의 서명이 쓰여있기도 하고, 연필로 수줍게 밑줄이 그어져 있기도 합니다. 일단 제 손에 들어오면 만년필로 줄을 쫙쫙 그어가며 읽습니다. 제 책이라는 정체성이 강해지죠. 저는 책을 헌책방에 팔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제 책장에서 팔려나갈 일은 없습니다. 친구에게 빌려주거나, 그냥 주는 경우는 물론 많죠. 하지만 그런 책들은 제 손을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읽은 친구의 머릿속에 살면서 저에게 말을 걸죠. (인셉션이 생각나는군요) 사실 많은 책을 그냥 주듯 빌려주는 비밀중의 하나입니다. : )

오늘은 또다시 끌리는 대로 책을 골랐습니다. 버스 환승이 가능한 25분안에 골라 나오려고 알람까지 20분에 맞추고 들어갔습니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깊이 빠져들고, 어느새 알람이 울리고 그냥 버스타기는 포기하고 책구경에 몰입합니다. 요새 제게 필요한 내용들과 요즘 고민하는 내용에 관련된 책들을 골랐습니다.

첫 번째, [괴테, 청춘에게 답하다] 데키나 오사무 편저, 예인 
인생에 대한 괴테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모아놓은 책입니다. 가끔 펼쳐봐야겠어요.

두 번째, [봄여름가을겨울, 서늘하고 매혹적인 명품 한시와 옛 시인 마음 읽기] 김종서 지음, 김영사 
제목과 같습니다. 각 계절에 의 분위기를 잘 표현한 옛 시들을 쉽게 설명하고, 감상을 담은 책입니다. 버스타고 오면서 읽었는데 봄을 기다리게 되는 좋은 시들이 많이 담겨있더군요. 

"눈길마다 붉은 꽃들 발걸음을 붙드는데
막대 짚고 산보하다 시내 저편 이르렀네.
지난밤 온 한 자락 비, 그 누가 알았으랴?
꽃 필 만큼 적셔주고 땅은 질지 않게 할 줄"
-김매순 <시냇가에 나가 한 구를 얻다>

봄비가 곧 오겠지요?

셋 째, [닥치고 정치] 김어준 지음, 푸른숲
왜 많은 사람들이 그와 그의 방송에 열광할까? 궁금했습니다. 읽어보고 판단해봐야겠습니다.

넷 째, [마르지 않는 창의성] 에릭 메이슬 지음, 도솔
창의성은 제 삶의 화두입니다. 무엇이 새로운 것을 만들고, 연결하게 하는 힘인지 궁금합니다. Ah!하고 aHa!하도록 만들 수 있는 힘은 어떤 것인지 공부해보겠습니다. 특히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창의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섯 째, [곡선이 이긴다] 유영만, 고두현 지음, 리더스북
한양대 교육공학과 유영만 교수님 사무실을 지난해 쯤 방문했을 때, 이 책을 쓰고 계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곡선'에 대한 글을 쓰신다기에 궁금했습니다. 우직하고 강직하고 꼿꼿한 것도 좋지만 부드럽고, 유연하고, 선이 고운 행동과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지요. 아직은 생각도 뻣뻣하고, 몸도 뻣뻣한 저는 어떻게 바뀌어 갈 수 있을까요?

여섯 째, [큐레이션 - 정보 과잉 시대의 돌파구] 스티븐 로젠바움 지음, 명진출판
이제는 정보를 얻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합니다. 매일매일 오는 메일이 이미 열 통이 넘습니다. 편지라는 본래의 뜻보다 그냥 툭 던지는 쪽지나 광고에 가깝죠, 메일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보낼 뿐. 고르고, 지우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힘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입니다. 수많은 콘텐츠를 잘 고를 수 있는 능력은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겠지요?

일곱 째, [아날로그로 살아보기- 인터넷과 스마트폰 없이 오프라인으로 지낸 40일] 크리스토프 코흐 지음. 율리시즈
요새 제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입니다. 물론 지금도 컴퓨터를 활용해서 글을 남기고 있지만, 점점 네트워크와의 접속의 시간을 줄이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지운지 1주일이 넘었고, 대부분의 어플리케이션도 지웠습니다. 옛날 폰으로 돌아갈까 고민중이기도 하고요. 아이폰 사용한 지 이제 딱 2년 되었습니다. 더 읽고, 더 쓰고, 더 듣는 것에 집중하려면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NS라는 소통의 수단도 중요하기에 맺고, 끊는 것을 잘 해야겠지요.

여덟 째, [지구, 그 후 - 환경과 세계 경제를 되살릴 그린에너지 혁명이 몰려온다] 프레드 크럽, 미리암 혼 지음. 에이지21
아! 에이지21에서 나온 책이군요. 이 출판사는 지속가능성, 사회적 기업 등에 대한 좋은 책을 많이 내는 곳입니다. 러브앤프리라는 유명한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일본인이 대표인 출판사인데요. 대안적인 가치에 관심이 많은 회사입니다. 곧 한 번 방문해야겠습니다. 지난 해부터 부쩍 관심을 많이 갖게된 지속가능성, 환경문제 등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 구입했습니다. 알아야 더욱 쉽게 설명할 수 있겠지요? 제 삶의 방식도 더욱 지속가능하게 바꿀 수 있을 것이고요. 올해 열리는 리우환경회의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아홉 째, [대기오염, 그 죽음의 그림자] 데브라 데이비스 지음. 에코의 서재
제목이 무시무시합니다. 그렇지만 내용이 전부 호러소설 같은 것은 아닙니다. 살짝 살펴보니 환경오염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쓰여있습니다. 아직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피부로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저를 비롯한 사람들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인간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 깊이 공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부로 느낄 정도가 된다면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들어선 것이겠지요? 그 전에 생각을 모으고, 공감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이미 방법은 많고 다들 알고 있습니다. 무관심이 가장 큰 적이지요.

책 제목이 저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같습니다. 이 질문들의 대답을 내년부터가 아니라 지금부터 찾아나간다면 내년 이맘 때는 제 이름의 책 한권이 맨 위에 놓일 수 있지 않을까요? 기대해봅니다. 저에게.

지난 3년 동안 매주 토요일 아침에 모였던 독서모임에 오늘도 다녀왔습니다. 다음주 토요일이면 4년차에 접어듭니다. 또 어떤 분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 지 궁금합니다. 2012년이 기대됩니다. 올해를 큰 후회없이 보낸 것에 감사하며, 읽어주시는 여러분께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assion Designer 염지홍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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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ssion Desi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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